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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3일 목요일 대선후보 4자 토론이 있었습니다. 여기서 RE100과 EU택소노미, 블루수소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 정치권 최대의 관심으로 떠올랐는데요. 사실 일반인들이 알기에는 생소한 용어여서 이게 무슨 의미인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해당 용어가 무슨 의미인지, 지금부터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목차>
1. RE100 이란
2.EU택소노미
3. 블루수소, 그레이수소, 그린수소

 

1. RE100 이란

 

 RE100은 재생에너지 100%, 'Renewable Energy 100%'의 약자로 기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대체하자는 글로벌 캠페인입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만을 이용하거나, 사용한 전력만큼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를 구매해야 합니다.

 

 원래 RE100은 어디까지나 자발적인 참여를 기준으로 하는 협약이며, 참여범위도 참여기업의 자회사까지만 포함하는 기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애플, BMW 등 미국과 유럽 등지의 RE100 참여 글로벌 기업들이 협력업체에까지 RE100에 대한 동참을 강요하면서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사업이나 협력 자체가 무산되는 결과까지 생기는 등의 경우도 생기고 있습니다. 이미 국내 기업의 사례에서도 위에 언급된 애플이 SK 하이닉스에 RE100 참여를 요구하며 주문 물량을 취소하거나 줄이겠다고 압박하는 등의 사례가 나오는 등 많은 국내 기업들이 RE100에 참여한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기업들 간의 새로운 압박과 규제라는 말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RE100 실효성 문제

 

 다만 RE100은 본사에서 직접 사용하는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에, 하청이나 유통을 포함한 제품 생산-이용 전 과정에 사용되는 전력이 재생에너지로 대체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시 말해 본사에서 납품받는 부품, 사용하는 재료, 판매 과정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은 계산에 포함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기업이나 팹리스 기업은 상대적으로 달성이 쉬우며, 공장 없이 사무실만 존재하는 금융 및 컨설팅 업체 등은 더욱 달성하기 쉽습니다. 예컨대 팹리스 기업들이 위탁 생산하는 팹에서 탄소발자국이 발생하더라도 본사(건물)에서 재생에너지 기준을 달성했다면 여전히 RE100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은 해당 회사의 제품이 친환경 제품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예컨대 어떤 회사가 내연기관을 판매한다면, 구매자가 그 엔진을 가동할 때마다 엄청난 탄소발자국을 발생시키겠지만, 내연기관 제조공장이 100% 재생에너지(수력발전이라든가)로만 가동된다면, RE100 기준이 충족되는 것입니다. 

 

 현재 RE100을 달성했다고 인증된 기업들이 사용하는 전력은 대부분 전통적인 화석 연료와 원자력에 기반한 발전을 통해 공급되었습니다. 다만 해당 기업들은 소비전력에 해당하는 REC을 구매할 뿐입니다. 

 

 RE100을 달성한 기업은 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총 61개 기업입니다.

 

  • Apple
  • 구글
  • 페이스북
  • 레고
  • Lyft
  • Wells Fargo & Co. 등 

 

 

2. EU택소노미

 

 EU택소노미를 알기 전에 먼저 그린 택소노미의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그린 택소노미는 녹색 산업을 뜻하는 그린(green)과 분류학을 뜻하는 택소노미(Taxonomy)의 합성어로,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의 범위를 정하는 것입니다. 즉, 어떤 산업 분야가 친환경 산업인지를 분류하는 녹색 산업 분류체계로, 녹색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산업 여부를 판별하는 기준으로 활용됩니다.

 

 유럽연합(EU)이 2020년 6월 세계 최초로 그린 택소노미를 발표했는데, 당시에는 원자력발전을 포함한 원자력 관련 기술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EU집행위원회는 2021년 12월 마련한 그린 택소노미 초안에서 원자력발전에 대해 방사성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계획을 수립, 자금과 부지가 마련됐다면 친환경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켰습니다. 다만 신규 원전이 친환경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2045년 이전에 건설 허가를 받도록 했으며, 천연가스 발전소는 킬로와트시당 탄소 배출량이 270g 미만, 화석연료 발전소 교체, 2030년까지 12월 31일까지 건축 허가 획득 시 친환경으로 분류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EU는 2022년 2월 2일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친화적인 지속 가능한 금융 녹색 분류체계(Taxonomy)로 분류하는 ‘EU택소노미’를 확정·발의했습니다.

 

 한편, 미국은 원자력발전을 그린 에너지로 규정하고 있으며, 한국은 녹색 분류체계인 K-택소노미에서 원자력 발전을 제외했습니다.

 

EU택소노미, K택소노미 비교

 

3. 블루수소, 그레이수소, 그린수소

 

수소는 친환경 에너지이지만, 생상 방식에 따라 친환경성 정도가 달라집니다. 현재 생산되는 수소의 약 96%는 화석연료로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그레이수소’입니다. 그레이수소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과 고온의 수증기를 촉매 화학반응을 통해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데, 약 1kg의 수소를 생산하는 데 이산화탄소 10kg을 배출합니다.

 

화석연료로 부터 수소를 생산하는 그레이 수소

 

 블루수소는 그레이수소와 생산 방식은 동일하지만, 생산 과정 중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방출하지 않고 포집 및 저장 기술인 CCS 기술을 이용해 이산화탄소를 따로 저장합니다. 그레이수소보다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어 친환경성이 높고, 이산화탄소 포집 및 저장 기술 또한 높은 성숙도와 경쟁력이 확보돼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다만, 이산화탄소를 완전히 제거하진 못해 그에 따른 한계도 존재합니다.

 

이산화탄소를 따로 포집하여 그레이수소 보다는 친환경성이 높은 블루수소

 

 그린수소는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얻어지는 수소로, 태양광 또는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얻은 전기에너지를 물에 가해 수소와 산소를 생산합니다. 따라서 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혀 없어 ‘궁극적인 친환경 수소’라 불립니다.

 

물을 전기분해하여 생산하는 그린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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